[책 감/책 추천] 서귤, <디 아이돌>
<프로듀스 101> 시리즈 비슷한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에서 한 연습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살인 사건이라고 판단한 PD는 자신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이 사건을 이용하기로 결정한다.
"누가 당신의 소년을 죽였을까"라는 태그라인을 내걸고 <소년 단죄>라는 프로그램을 기획, 방송하는 것이다.
범인이 누구인지 남은 연습생들끼리 '추리'하게 하고, 또한 방청객의 투표를 받아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연습생이 거짓말 탐지기의 시험을 받아야 한다.
인권 따위 개나 줘 버린 이런 끔찍한 프로그램이라니! 그렇지만 정말 범인은 누굴까?
다소 충격적인 설정의 이 소설은 내가 좋아하는 서귤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이다.
아이돌을 파 본 경험이 있으신 (아니, 아직도 파시는 거 같은데) 분답게, 아이돌 업계의 민낯을 잘 표현했다.
이 소설은 기사 형태로 쓰였는데, 소설의 내용을 생각해 보면 적절한 시도였다고 본다.
나는 추리 소설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누가 범인인지 추리해 보려는 노력은 애초에 하지 않았지만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질 때는 놀랐다.
좋은 반전이었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읽으면서 범인이 누군지 알아내셨을지도 모르지만 난 그런 거 못하니까^&^...
털면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연습생들도 대중에게 공개되면 가십거리가 되기 딱 좋은 구석이 하나씩 있다.
뭔지 스포일러하진 않겠지만 누구에겐 정말 소중한 비밀이 남에게는 웃고 떠들고 씹고 맛보고 즐길 가십거리가 된다니. 참 안타깝다.
아, 물론 학교 폭력 같은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건 말고. 그건 제발 이마에 써붙이고 다녔으면. 그러면 피할 수나 있지.
엄청 길진 않고(종이책 기준 276쪽) 흥미진진해서 기껏해야 이틀 정도면, 집중해서 읽을 여건만 된다면 하루만에도 읽을 수 있다.
서바이벌 경언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짜릿함을 느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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