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49 [책 감상/책 추천] Maggie Su, <Blob> [책 감상/책 추천] Maggie Su, 타이완계 미국 작가 매기 수의 데뷔작. 바이(’바이섹슈얼(bisexual)’의 ‘바이(Bi)’가 아니라 ‘바이올렛(Violet)’의 애칭 ‘바이(Vi)’이다)라는 주인공은 호텔 리셉션에서 일한다. 8개월 전에 남자 친구와 헤어진 이후로 삶의 이유, 목적이란 것 없이 그냥저냥 게으르게, 꼬질꼬질하게 살고 있다. 부모님께는 평화 봉사단에 지원했다고,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거짓말했지만 사실 대학도 중퇴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바이는 한 레스토랑 앞에서 이상한 생명체를 발견한다. 슬라임처럼 생긴, 베이지색 젤라틴덩어리(제목처럼 ‘blob’)인데 신기하게도 눈과 입이 있다. 그날 저녁 같이 식사를 한 지인 엘리엇(바이와 같이 일하는 리셉셔니스트 레이첼의 친.. 2025. 3. 3. [책 감상/책 추천]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사일런트 페이션트> [책 감상/책 추천]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심리 스릴러 소설. 사진가 가브리엘과 화가 앨리샤는 부부이다. 어느 날, 앨리샤가 남편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다. 앨리샤는 교도소 대신에 정신 질환 범죄자 수감소로 보내진다. 앨리샤가 그 사건 이후로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앨리샤는 수감소로 보내지기 전 단 한 폭의 그림을 남겼는데 제목은 ‘알케스티스’이다. 이 소설의 화자인 심리 상담가 테오는 심리 상담을 통해 앨리샤에게 그날의 진실에 대해 털어놓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앨리샤의 치료에 자원하는데… ‘전 세계 42개국 판권 계약’, ‘브래드 피트 제작사 영화 계약’이라는 홍보 문구가 띠지에 있는데 아직까지 영화 소식이 없는 게 신기하다(참고로 이 책은 국내에 2019년 5월에 출간됐다). 영.. 2025. 2. 26. [책 감상/책 추천] 송경화, <민트 돔 아래에서> [책 감상/책 추천] 송경화, 2021년 4월에 출간된 저자의 첫 소설 의 인기에 힘입어 쓰인 후속작. 이건 2022년 10월에 나왔다. 1년 반만에 나온 셈이다. 아쉬운 것은, 때부터 ‘출간 전 드라마화 확정!’이라는 점을 띠지에도 넣어 홍보했으나 2025년 2월 현재까지 아무리 검색을 해 봐도 드라마화된 결과물을 찾을 수가 없다는 거다. 후속편 는 전작과 두 가지 면에서 크게 다르다. 첫 번째, 이번에는 배경이 정치판이다. 사회부를 졸업하고 의회 출입 기자가 된 주인공 송가을이 정치부 기자로서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설 속에는 크게 보수파와 진보파 두 당이 있는데, 딱히 어느 쪽에 더 호의적이라든가 하는, 저자의 정치적인 색이 엿보인다고 할 만한 점은 안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두 번째다.. 2025. 2. 24. [책 감상/책 추천] 문지혁, <초급 한국어> [책 감상/책 추천] 문지혁,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담은 소설. 나는 잘 몰랐지만 문지혁 작가는 번역도 하고 글도 쓰는 작가라고 한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작가 본인이다. 실화 100%만 담은 것은 아니겠지만, 일단 ‘이민 작가를 꿈꾸며 뉴욕에서 한국어를 가르친’ 경험에 기반한 것은 맞는 듯.뉴욕의 모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강사로 일하게 된 저자는 처음에는 기뻤으나, 인생은 늘 생각한 대로만 굴러가지는 않는다. 새로운 대학에서 강사 일을 하기 위해 신청한 EAD(Employment Authorization Document) 카드 발급에 제동이 걸리고, 한 번도 한국어를 가르친 적이 없었기에 처음부터 다 배우고 공부해야 했다. ‘구개음화(palatalization)’는 발음도 어려운데.. 2025. 2. 21. [책 감상/책 추천]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시간을 팝니다, T마켓> [책 감상/책 추천]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이 책은,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 소개에 의하면, ‘글로벌 경제학자들이 최고의 소설로 뽑았’다고 한다. 뭐, 그 사실 자체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은 시간(T, 시간을 의미하는 스페인어 ‘Tiempo’의 약자)이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제품이 되자 사람들이 이를 사들여서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고, 기업인들과 정부가 긴장해 이를 저지할 방법을 궁리한다는 내용이다. 경제학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이고, 또 저자도 나름대로 “시간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각자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려고 애썼다(책 말미에 ‘저자의 말’에 “’시간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각자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 이 책을 독자에게 .. 2025. 2. 12. [책 감상/책 추천] 서수진, <올리앤더> [책 감상/책 추천] 서수진, 내가 감탄해 마지않았던 서수진 작가의 이후 장편으로는 두 번째 작품(와 이 사이에 소설집 가 나왔다). 호주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한국인 유학생 해솔과 그 홈스테이 집 주인의 딸인 클로이, 그리고 클로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문제아 엘리, 이렇게 세 여자애가 주인공이다. 이 셋은 호주 시드니 ‘썸머힐 하이 스쿨’에 다닌다.해솔은 엄마가 재혼하면서 호주로 ‘유학’을 오게 되었는데, 호주에 버려졌다고 느낀다. 클로이는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서 피할 수 없는 트랙,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경제적으로도 큰 보수를 받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자신이 의대에 가고 싶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엘리는 이곳 호주에서 나고 자라기는 했지만 적법한 비자가 없는.. 2025. 2. 10. 이전 1 2 3 4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