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감상문75 [책 감상/책 추천] 헤이란, <0칼로리의 날들> [책 감상/책 추천] 헤이란, 유쾌한 다이어터의 에세이. 분명 저자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데 어째서인지 먹는 이야기만 왕창 하게 되는 그런 글인데 너무 재미있다. 프롤로그에 저자는 “원래는 다이어트 성공기를 쓰고 싶었다”며, 언젠가는 다이어트에 성공할 거라고 확신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비장한 각오에도 불구하고, 나의 다이어트는 매번 창대하게 시작했지만 끝은 늘 조용했다. 입으로 들어간 모든 것들의 칼로리를 적고 “어차피 다 먹어본 맛이다. 그만 먹어라” 같은 강력한 동기 부여 글귀들로 도배한 처음 몇 페이지와 달리, 어느 지점부터는 내가 왜 그것을 먹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해명과 핑계, 잦은 회식과 툭하면 먹을 걸 주는 혹독한 직장 내 간식 문화와 그 안에서 느끼는 다이어터의 소외감, 먹어도.. 2025. 3. 5. [책 감상/책 추천] Maggie Su, <Blob> [책 감상/책 추천] Maggie Su, 타이완계 미국 작가 매기 수의 데뷔작. 바이(’바이섹슈얼(bisexual)’의 ‘바이(Bi)’가 아니라 ‘바이올렛(Violet)’의 애칭 ‘바이(Vi)’이다)라는 주인공은 호텔 리셉션에서 일한다. 8개월 전에 남자 친구와 헤어진 이후로 삶의 이유, 목적이란 것 없이 그냥저냥 게으르게, 꼬질꼬질하게 살고 있다. 부모님께는 평화 봉사단에 지원했다고,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거짓말했지만 사실 대학도 중퇴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바이는 한 레스토랑 앞에서 이상한 생명체를 발견한다. 슬라임처럼 생긴, 베이지색 젤라틴덩어리(제목처럼 ‘blob’)인데 신기하게도 눈과 입이 있다. 그날 저녁 같이 식사를 한 지인 엘리엇(바이와 같이 일하는 리셉셔니스트 레이첼의 친.. 2025. 3. 3. [월말 결산] 2025년 2월에 읽은 책들 [월말 결산] 2025년 2월에 읽은 책들 2025년 2월에 읽은 책들은 총 13권.⚠️ 아래 목록에서 저자 이름과 책 제목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서적에 대한 서평을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책은 서평을 따로 쓰지 않은 책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서평을 참고해 주세요.⚠️ 이번 달에는 특별히 별점에 대해 약간의 부언을 하고 싶다. 여태까지 내 별점 체계에서 별점 3개(⭐️⭐️⭐️)는 그냥 ‘괜찮다’에서 ‘재밌게 읽긴 했지만 내 취향을 직격으로 때린 건 아니다. 추천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잘 읽었다‘까지를 포괄할 정도로 범위가 넓었다. 진짜 좋아서 추천하는 건 별 4개, 그리고 5개는 역작인데 사실 아직까지 별 5개를 준 책은 없다. 그런데 이번 달에는 별점으로 치면 3개인데.. 2025. 2. 28. [책 감상/책 추천]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사일런트 페이션트> [책 감상/책 추천]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심리 스릴러 소설. 사진가 가브리엘과 화가 앨리샤는 부부이다. 어느 날, 앨리샤가 남편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다. 앨리샤는 교도소 대신에 정신 질환 범죄자 수감소로 보내진다. 앨리샤가 그 사건 이후로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앨리샤는 수감소로 보내지기 전 단 한 폭의 그림을 남겼는데 제목은 ‘알케스티스’이다. 이 소설의 화자인 심리 상담가 테오는 심리 상담을 통해 앨리샤에게 그날의 진실에 대해 털어놓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앨리샤의 치료에 자원하는데… ‘전 세계 42개국 판권 계약’, ‘브래드 피트 제작사 영화 계약’이라는 홍보 문구가 띠지에 있는데 아직까지 영화 소식이 없는 게 신기하다(참고로 이 책은 국내에 2019년 5월에 출간됐다). 영.. 2025. 2. 26. [책 감상/책 추천] 송경화, <민트 돔 아래에서> [책 감상/책 추천] 송경화, 2021년 4월에 출간된 저자의 첫 소설 의 인기에 힘입어 쓰인 후속작. 이건 2022년 10월에 나왔다. 1년 반만에 나온 셈이다. 아쉬운 것은, 때부터 ‘출간 전 드라마화 확정!’이라는 점을 띠지에도 넣어 홍보했으나 2025년 2월 현재까지 아무리 검색을 해 봐도 드라마화된 결과물을 찾을 수가 없다는 거다. 후속편 는 전작과 두 가지 면에서 크게 다르다. 첫 번째, 이번에는 배경이 정치판이다. 사회부를 졸업하고 의회 출입 기자가 된 주인공 송가을이 정치부 기자로서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설 속에는 크게 보수파와 진보파 두 당이 있는데, 딱히 어느 쪽에 더 호의적이라든가 하는, 저자의 정치적인 색이 엿보인다고 할 만한 점은 안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두 번째다.. 2025. 2. 24. [책 감상/책 추천] 문지혁, <초급 한국어> [책 감상/책 추천] 문지혁,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담은 소설. 나는 잘 몰랐지만 문지혁 작가는 번역도 하고 글도 쓰는 작가라고 한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작가 본인이다. 실화 100%만 담은 것은 아니겠지만, 일단 ‘이민 작가를 꿈꾸며 뉴욕에서 한국어를 가르친’ 경험에 기반한 것은 맞는 듯.뉴욕의 모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강사로 일하게 된 저자는 처음에는 기뻤으나, 인생은 늘 생각한 대로만 굴러가지는 않는다. 새로운 대학에서 강사 일을 하기 위해 신청한 EAD(Employment Authorization Document) 카드 발급에 제동이 걸리고, 한 번도 한국어를 가르친 적이 없었기에 처음부터 다 배우고 공부해야 했다. ‘구개음화(palatalization)’는 발음도 어려운데.. 2025. 2. 21. 이전 1 2 3 4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