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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월말 결산] 2023년 3월에 본 영화들

by Jaime Chung 2023.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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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에 본 영화들

⚠️ 아래 목록에서 영화 제목과 연도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영화에 대한 후기를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영화는 후기를 따로 쓰지 않은 영화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후기를 참고해 주세요.

열 명의 정부(情婦)와 두 명의 하녀, 총 열두 명의 여자들이 등장하는 정부 살인 미스터리. 필리핀 최초로 아마존 스튜디오와 손잡고 아마존 프라임에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됐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꽤 길게 후기를 썼으니 여기에서는 간단히 재미있고 볼만한 영화라는 평만 남겨도 될 듯하다. 이번 달에 본 영화 중 아래에 쓴 <고장난 론>과 비롯해 추천할 만한 딱 두 편의 영화 중 하나.

‘론’이라는 AI 로봇이 등장하는 귀여운 애니메이션 영화다. 가족 전체가 같이 봐도 좋을 듯. 귀여운 거에 환장하는 분이라면 꼭 보시라. 역시나 링크된 후기를 참고하시고, 다만 결말이 다소 슬플 수 있다는 점 유의.

  • <Victor/Victoria>(1982) 감독: 블레이크 에드워즈 ⭐️⭐️⭐️

1934년, 파리. 빅토리아 그랜트(줄리 앤드류스 분)는 재능 있는 소프라노지만 최근 일거리가 없어서 방세도 못 내고 끼니도 못 챙기고 있다. 빅토리아가 간신히 잡은 오디션에서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건 감독이 아니라 ‘토디’(로버트 프레스턴)라는 게이 카바레 가수다. 우연히 레스토랑에서 다시 만나 친해진 그 둘은 토디네 집에 가서 2차로 술을 마신다. 토디는 애인이 있는데, 사실 그를 사랑한다기보다는 그냥 그의 돈만 뜯어먹는 데 더 관심이 있는 젊은이다. 그 젊은이가 토디네 집에 처들어와 토디에게 돈을 또 뜯어가려 하자, 이를 본 빅토리아가 (마침 자기 옷이 젖었기에 그 애인이 토디네 집에 놓고 간 남자 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에게 강력한 펀치를 한 방 먹이고 다시는 오지 말라고 쫓아내 버린다. 빅토리아의 ‘걸크러시’스러운 모습을 보고 토디는 영감을 얻는다. 남자인 척하는, 그러니까 ‘드랙 퀸’인 척하며 노래를 부르면 이 중성적인 매력에 사람들이 반할 거 같은데? 그래서 토디의 도움을 받아 빅토리아는 ‘빅터'라는 이름의 드랙 퀸 가수로 다시 태어난다.

결국 완전 인기 있는 가수로 거듭난 빅터/빅토리아는 킹 마샹(제임스 가너 분)이라는 클럽 소유주의 눈길을 끈다. 그는 자신이 100% 이성애자라고 확신하고 있었는데 그/그녀를 본 순간 강렬하게 끌리고 그의 확신은 무너져 내린다. 결국 둘은 서로 사랑에 빠지지만 빅터/빅토리아는 여전히 자신의 일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 남녀의 역할에 대한 여러 가지 흥미있는 논의를 하는 영화이지만 엔딩은 다소 맥빠지는 느낌이라 아쉽다. 그래도 줄리 앤드류스는 정말 멋지다.

  • <Money Shot: The Pornhub Story(머니 샷: 폰 허브를 말하다)>(2023) 감독: 수잰 힐링거 ⭐️⭐️⭐️

포르노 업계를 실제 포르노 배우들과 운동가의 입장에서 본 다큐멘터리라고 하는데… 난 솔직히 모르겠다. 나는 애초에 왜 포르노(배우들이 각본과 로케이션, 스튜디오 등을 갖추고 찍은 것이 아니더라도 개인이 자신의 몸을 다 벗고 보여 주는 콘텐츠까지 포함)를 찍는지 이해가 안 됐지만 적어도 이걸 보고 자신이 ‘원해서’, 남의 강요나 착취 없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그래도 착취당하는 것에 비하면 낫다고 생각하게 됐다. 내가 이걸 대충 봐서 그런가, 결국 문제는 폰허브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이 직접 만들지 않은 영상들이나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영상들(예컨대 헤어진 구 연인이 찍어 준 영상이나 성추행/성폭행 영상들)을 계속 업로드하도록 허용한다는 거라는 점만 이해했다. 그런 영상은 제재를 가해야 하는데 폰허브가 그러지 않아서 법정까지 갔다는 얘기가 아닌가? 주제가 주제인지라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보기 힘든 다큐였다 😞

  • <Marry Me>(2022) 감독: 캣 코이로 ⭐️⭐️⭐️

‘원탑’ 팝스타 캣(제니퍼 로페즈 분)이 원래 자기 콘서트 무대에서 공개적으로 결혼하려던 상대는 같은 라틴계 팝스타인 바스티안(말루마 분)였다. 그러나 콘서트 도중, 캣이 웨딩드레스로 갈아입고 무대로 나가기 전 바스티안이 캣의 조수와 바람을 피운 사진이 인터넷에 풀린다. 이걸 본 캣은 충격을 받고, 무대에서 즉흥적으로 관객석에 있는 어떤 남자를 지목해 결혼식을 올린다. 캣 본인은 물론 식을 집행해 준 목사님조차 그의 이름을 몰랐지만 그는 찰리(오웬 윌슨 분), 루(클로이 콜맨 분)라는 딸이 있는 이혼남인 수학 교사다. 찰리 본인도 얼떨떨한 이 결혼식 이후, 캣은 자신의 대중적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라도 잘나가는 팝스타와 별 볼 일 없는 수학 교사, 이 둘은 결혼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곧 이 영화에 관해 자세한 후기를 쓰겠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보통 여자들이 ‘로맨틱 코미디’라고 할 때 상상하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여성들이 여주인공 역에 이입을 하기를 바라는 로맨틱 코미디라면 일단 잘나가는 팝스타가 소박한, 평범한 남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설정을 하진 않을 것이다… 이 설정만으로도 대략 ‘남성향’이라는 느낌이 오는데 극 중 찰리가 캣에게 ‘너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너무 많이 받는다’며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 보라는 챌린지를 제시할 때가 제일 얼탱이가 없었다. 돈 많은 팝스타가 매니저나 비서, 요리사 등을 고용하는 게 그렇게 못 봐줄 일인가? ‘여자인데 스스로 집안 살림을 못해서 남에게 맡겨?’ 같은 생각이 기저에 깔린 게 아닐까 의심하게 만들었다. 제니퍼 로페즈가 극 중에서 부르는 노래들은 좋고 기억에도 남지만,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를 원하신다면 이 영화는 추천하지 않는다.

 

2023년 3월에 본 영화들 통계

이번 달에는 5편밖에 안 봤다. 딱히 끌리는 영화가 없었는데 하필이면 시도한 실패율이 높아서 더 도전을 안 하게 된 것도 있다.

평균 별점은 그래도 3.4점으로 나쁘지 않다.

이번 달에는 다양한 장르를 접했다는 점이 아주 뿌듯하다. 코미디가 비율이 제일 높긴 하지만 그래도 1/3 정도일 뿐이고 나머지는 여러 장르가 채웠다. 굿.

겹치는 감독은 없다.

다음 달은 영화복이 좀 따르기를… 일단 내가 눈여겨 둔 영화들부터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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