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 나누기] 요즘 노래가 점점 짧아지는 이유 - 틱톡과 스트리밍이 음악에 미치는 영향
릴 야치(Lil Yatchy)의 노래 ‘Poland’를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무려 83초밖에 안 되는 엄청 짧은 노래다. 요즘 들어 노래가 많이 짧아졌다는 생각이 든다면 기분 탓인 걸까? 아마 아닐 것이다. 2018년에 행해진 한 연구는 빌보드 핫 100에 오른 노래들이 2000년 이후 평균 4분 10초에서 대략 3분 30초로 훅 짧아졌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 기사는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드레이크(Drake), 칸예 웨스트(Kanye West), 니키 미나즈(Nicki Minaj) 등 인기 있는 래퍼들뿐 아니라 애락 처치(Eric Church), 제이슨 알딘(Jason Aldean) 등 컨트리 음악 가수들의 이전 앨범들과 최근 앨범들의 전체 길이와 각 트랙의 길이를 비교했는데, 전반적으로 노래들이 짧아지면서 앨범의 길이도 짧아지고 있음을 그래픽으로 보였다.
도대체 왜 노래들이 점점 짧아지는 걸까? 음반업계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를 원인으로 꼽는다. 첫 번째, 틱톡이 인기를 얻으며 노래 한 곡의 짧은 특정 부분만으로도 ‘대박’을 낼 수 있게 됐다. 한 중독적인 부분이 이 비디오, 저 비디오에서 계속 반복되니까 딱 그 부분만이 노래라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생긴 것 같다. 프로듀서이자 DJ인 쿠야 매직(Kuya Magik)은 이렇게 말했다. “클럽에 가서 사람들이 춤추는 걸 보면, 틱톡에서 유명한 어떤 노래의 15초에만 춤을 춰요. 나머지는 그냥 앉아 있고요.” (출처)
두 번째, 스포티파이(Spotify)나 애플 뮤직(Apple Music) 같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은 한 곡이 플레이되는 걸 기준 삼아서 음원 사용료를 지급한다. 노래 길이와 무관하게 말이다. 다시 말해, 3분짜리 노래가 두 번 플레이되는 게, 6분짜리 노래가 한 번 플레이되는 것보다 더 많은 로열티를 받는다. 따라서 음악을 짧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노래를 더 자주 듣게 만드는 방법이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25%의 사람들은 첫 5초 내에 스킵 버튼을 누른다고 한다(기사). 그래서 노래를 만드는 사람들은 노래의 ‘지겨운’ 부분들, 그러니까 페이드아웃(fade out)이나 인트로를 넣지 않고 곧바로 ‘킬러 후크’를 쓰는 데 집중한다. 요즘엔 노래가 곧바로 후크 부분으로 시작하고, 코러스는 예전보다 더 일찍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플랫폼들의 등장과 인기 덕분에 사람들의 집중력이 점점 더 무너지는 것 같다. 뭔가 진득하게 길게 집중하지를 못하니 책도 잘 안 읽고, 영화나 TV 쇼들도 빨리 감기를 해서 보고, 노래도 짧은 노래, 후크 위주로 즐기는 게 아닐까. 다시 집중력을 되찾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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