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알파벳 우표 시리즈로 보는 호주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우체국 사이트(www.auspost.com.au)에 들어갔다가 재밌는 걸 봤다.
2016년도에 발매된, 'Fair Dinkum: Aussie Alphabet' 우표 시리즈이다.
이는 각 알파벳마다 그 단어로 시작하는 제일 '호주스러운' 단어를 그림으로 그린 것으로, 그림은 아티스트 개빈 라이언(Gavin Ryan)이 담당했다.
26장의 우표마다 '호주스러움'이 넘쳐 나는데, 호주식 유머 감각도 잘 발휘되어 있어 호주에 대해 가볍게 살펴보기에도 좋은 시각 자료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이 우표 세트 이름에 붙은 'fair dinkum'은 호주식 영어로 'unquestionably good or genuine: excellent(의문의 여지 없이 좋거나 진짜인: 뛰어난)'이라는 의미이다. "Eric and his assistant are fair dinkum magicians(에릭과 그의 조수는 진짜 마술사들이다)."처럼.
이 표현은 방금 한 말의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도 쓸 수 있다. "Are you fair dinkum?(너 진짜야? 방금 그 말 진짜야?)"
일단 호주 알파벳 시리즈 중 첫 번째 다섯 장을 보자.
N은 뉴 사우스 웨일스(New South Wales) 주, 어린아이(nipper), 주머니개미핥기(numbat)로 표현되었다.
Q는 퀸즐랜드(Queensland) 주, 쿼카(Quokka, 호주에 서식하는 동물), 쿠올(Quoll, 주머니고양이), 줄 서기(queue)로 표현되었다.
(쿼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를 참고하시라.
2018/08/14 - [호주 이야기]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쿼카(quokka),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동물)
S는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South Australia) 주, 상어(shark), 모래성(sandcastle), 서핑(surf), 불가사리(starfish), 소시지(sausage)로 표현되었다.
V는 빅토리아(Victoria) 주, 빅타(Victa)사의 잔디깎이, 베지마이트(vegemite, 호주인들이 좋아하는 스프레드), 채소(vegetables), 바이올린(violin)으로 표현되었다.4
(베지마이트는 이 포스트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2018/07/27 - [호주 이야기]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호주인들은 이것 없이 못 살아! 베지마이트(Vegemite))
W는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Western Australia) 주, 웜뱃(wombat), 와틀(wattle, 아카시아의 일종), 워라타(waratah, 진홍색의 꽃이 피는 호주산(產) 텔로페아속(屬)의 관목), 호스(water hose)로 표현되었다.
참고로 워라타는 우표에서 웜뱃이 물을 주고 있는 진홍색 꽃이다. 뉴 사우스 웨일스 주를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다.
ABC부터 시작하지 않는 건 아마 호주스러움을 가득 담은 우표이므로 호주의 대표적인 다섯 개 주를 보여 주기 위해 일부러 N, Q, S, V, W를 고른 것 같다I('is for...' 옆에 그려진 갈색 덩어리는 각 주의 모양이다).
두 번째 다섯 장은 다음과 같다.
A는 호주식 풋볼(Aussie Rules), 애들레이드(Adelaide), 개미(ant), 앤작 추모탑(ANZAC,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연합군, memorial)으로 표현되었다.
C는 캔버라(Canberra), 코카투(cockatoo, 호주산 앵무새), 악어(crocodile), 캠프파이어(campfire), 부부(couple)로 표현되었다.
L은 레이스 모니터(Lace Monitor, 호주가 원산지인 도마뱀), 금조(lyrebird, 호주산의 큰 새), 래밍턴(lamington, 호주의 디저트 케이크), 통나무(log), 느긋하게 앉아 있다(lounge)로 표현되었다.
(래밍턴은 아래 두 포스트에서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2018/09/20 - [호주 이야기]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스펀지 케이크+초콜렛 소스+코코넛 가루 = 호주의 래밍턴(Lamington)
R은 냉장고(refrigerator, 럭비(rugby), 릴(reel), 밧줄(rope), 레드 센터(Red Centre), 호주 노던 테리토리(the Northern Territory)의 거대한 오지(outback) 지역), 자(ruler)로 표현되었다.
T는 테즈메이니아(Tasmania) 주, 맥주 캔(tinnie), 기술자(tradie), 주머니곰(Tasmanian Devil), 동전 내기(two-up, 동전 2개를 던져 둘 다 앞면 또는 뒷면인가에 거는 내기)로 표현되었다.
여기에서도 T is for... 옆에 그려진 갈색 덩어리가 태즈메이니아 주의 모양이다.
세 번째 다섯 장은 이렇다.
B는 꽉 끼는 남자 수영복(Budgie-smugglers), 검정파리(blowfly), 배러문디(호주의 강에 사는 식용 담수어)로 표현되었다.
G는 멍청이(Galah), 고무 장화(gumboots), 도마뱀붙이(gecko), 정원 요정(garden gnome)로 표현되었다.
J는 농장의 여자 연습 일꾼(Jillaroo), 잼(jam), 양(jumbuck)으로 표현되었다.
K는 코알라(Koala), 캥거루 옷(Kangaroo suit), 켈피(Kelpie, 호주의 대표적인 견종)로 표현되었다.
(켈피는 이 포스트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2018/08/21 - [호주 이야기]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우리나라 대표 개는 진돗개, 그럼 호주의 대표 개는? 켈피(Kelpie)!)
U는 율리시스 나비(Ulysses butterfly, 호주, 인도네시아, 파푸아 뉴기니 등지에 서식하는 나비), 어그(Uggs), 심판(umpire), 우산(umbrella)으로 표현되었다.
네 번째 다섯 장은 다음과 같다.
E는 유레카 성채 사건(Eureka Stockade, 1854년 호주 밸러렛(Ballarat)에서 채광(採鑛) 종사자가 농성하여 정부의 산금(產金) 단속에 반항한 사건), 바늘두더지(Echidna), 이모(emo, 펑크에서 발전된 록 음악 형태), 에뮤(Emu), 알(egg), 아이스박스(Eski)로 표현되었다.
(에뮤 이야기는 여기서 읽어 보시라.
2018/10/11 - [호주 이야기]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호주인들이 에뮤(Emu)와 싸웠다고?)
O는 오지(outback), 유포 방수복(oilskin), 중고품 가게(op shop), 오팔(opal), 오페라 하우스(Opera House)와 석유 히터(oil heater), 노(oar), 올빼미(owl), 문어(octopus)로 표현되었다.
X는 크산토로이아과의 나무(Xanthorrhoea grass tree), 크산티페(Xantippe,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주의 마을), 엑스레이(X-Ray), 실로폰(Xylophone)으로 표현되었다.
Y는 노란색(yellow), 야칸단다(Yackandandah, 빅토리아 주의 마을), 민물 가재(yabbies), 야라 강(Yarra River), Y자형 팬티(Y-fronts), 요요(yo-yo), 야위(Yowie, 호주 오지에 산다고 전해지는, 호주 어보리진들 민간 설화 속 털북숭이 괴물)로 표현되었다.
Z는 동물학자(zoologist), 좀비(zombies), 금화조(Zebra Finches), 횡단보도(zebra crossing)로 표현되었다.
여기까지가 지금으로써는 전부인 것 같다.
네 번째 우표 시리즈가 발행된 게 올해(2018년) 9월 18일이라서, 마지막 다섯 번째 세트를 보려면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온라인으로도 구입이 가능하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라. 호주를 여행하시는 분들은 기념품으로도 사 가시면 좋을 듯!
'호주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모래 위에서 보트 경기를? 헨리 온 토드 레가타(Henley On Todd Regatta)! (0) | 2018.10.20 |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호주를 대표하는 보석, 오팔(Opal) (0) | 2018.10.18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호주인들은 차(car)와 모터 스포츠를 사랑해! (0) | 2018.10.16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미국에는 레드넥, 영국에는 차브, 호주에는 '보건(bogan)'이 있다 (0) | 2018.10.14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호주인들이 에뮤(Emu)와 싸웠다고? (0) | 2018.10.11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호주는 이제 1시간 더 빨라요! (0) | 2018.10.09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문화] 호주에서 사용하는 척도 이야기 (0) | 2018.10.07 |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이야기] 호주에서는 드롭 베어(drop bear) 조심? (0) | 2018.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