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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감상/영화 추천] <Laggies (래기스)>(2014)

by Jaime Chung 2024.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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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영화 추천] <Laggies (래기스)>(2014)

 

메간(키이라 나이틀리 분)은 앨리슨(엘리 켐퍼 분), 사바나(사라 코테즈 분), 그리고 남자 친구 앤서니(마크 웨버 분)와 함께 고등학교 시절 가장 친한 사총사였다. 10년이란 세월이 흐른 현재, 메간은 대학원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백수 신세다. 그 때문에 메간은 자신이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 건지 생각이 많은데, 하필이면 사총사 중 한 명인 앨리슨의 결혼식에서 아빠 에드(제프 갈린 분)가 바람피우는 모습까지 봤다. 충격을 받아 자리를 급히 벗어났는데, 편의점 근처에서 놀던 청소년 무리 중 한 명인 아니카(클로이 모레츠 분)에게 술을 사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메간은 술을 사다 주고 나서 아니카의 친구들과 스케이트보드도 타고 놀다가 친해진다. 그러다가 시간이 늦어 급히 집에 왔는데 웬걸, 남자 친구 앤서니가 청혼을 한다! 가족과 사총사 멤버들이 다 보는 앞에서 결혼식을 올릴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한 메간. 이를 눈치챈 앤서니는 차라리 라스 베가스 같은 곳에서 단둘이 식을 올린다면 괜찮겠냐고 묻고, 메간은 그러자고 한다. 다만 그러기 전에 자기를 알아나가는 워크숍에 일주일간 다녀오겠다고 한다. 머리를 비우고 자기 삶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일주일간 스스로에게 유예 기간을 준 셈. 그러려면 메간은 집을 떠난 척해야 하니까 아니카에게 너희 집에서 일주일간 지내도 괜찮을지 부탁하는데…

잔잔하게 귀여운 영화. 샘 록웰이 아니카의 이혼남 아빠 크레이그로 나온다. 많은 한국인들이 그러듯 나도 서양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남녀가 별달리 감정선이랄 것도 없다가 갑자기 눈이 맞아 서로 잡아먹을 듯이 키스하는 걸 무서워하는데 이런 장면을 이 영화에서 보고 기절할 뻔. 그놈의 술이 문제다… 삶에서 정체되고 어떻게,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는 그런 시점을 그린 것은 좋고 공감도 되는데, 그걸 굳이 로맨스와 연결해야 했을까. 그게 좀 아쉽다. 애초에 앤서니가 청혼했을 때 메간이 뛸 듯이 기뻐하지 않는 걸 보고 이 관계는 안 되겠다 생각했는데… 꼭 다른 사람과 이어지지 않아도, 일단 이 사람과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걸 알아차리면 그걸 정리하는 것도 성장이지 않을까. 왜 꼭 다른 사람이랑 이어져야 하는지! 이건 너무 환승 연애잖아…

그래도 메간과 아니카가 나이 차이(그래도 10년은 차이 날 듯?)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는 건 훈훈했다. 아니카가 나중에 아니카의 프롬 때 좋아하는 남자애 패트릭(딜런 아놀드 분)에 대해 조언해 주는 것도 좋았고. 아, <Booksmart(북스마트)>(2019)에서 에이미 역으로 잘 봤던 케이틀린 덴버가 아니카의 친구인 미스티 역으로 등장하는데, 친근한 얼굴을 본 것도 반갑고 좋았다. 삶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해 뒤떨어진 것 같은(’laggies’) 느낌이 들 때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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