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 결산] 2023년 4월에 본 영화들
2023년 4월에 본 영화들
⚠️ 아래 목록에서 영화 제목과 연도 부분을 클릭하면 해당 영화에 대한 후기를 볼 수 있습니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영화는 후기를 따로 쓰지 않은 영화입니다. 그 경우, 별점 아래에 있는 간략한 후기를 참고해 주세요.
- <After(애프터)>(2019) 감독: 제니 게이지 ⭐️⭐️
이걸 내가 봤다는 사실이 제일 놀랍다. 미국에서 이게 인기였다고 해서, 원 디렉션(One Direction)의 해리 스타일스 팬픽이 원작인 걸 알면서도 시도해 봤는데, 음… 재미없었다. 남자 주인공은 재수 없고 여자 주인공은 맹하다. 남주가 <워더링 하이츠>나 <Our Mutual Friend> 같은 소설 속 문장들을 인용하는데, 그걸 보고 뻑가는 여주를 보고 내 정신이 나갔다. 고전 소설에서 몇 줄 외워서 읊는다고 깊이가 생기냐! 딱 20대 철없을 때 할 법한 생각과 판타지를 잘 구현했다고 하면 너무 칭찬하는 걸까. 나중에 영화 중후반에 둘이 같이 살게 되는데 그것도 남주네 집 아니고 남주가 아는 사람들이 어디 멀리 가서, 그 집 좀 봐 달라고 부탁한 곳이었다ㅋㅋㅋㅋ 연애는 꿈이고 환상이지만 같이 사는 건 현실이란다 아기들아^^ 어쨌든 이 (소설/영화) 시리즈의 최대 문제는 <애프터> 한 편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After We Collided>와 <After We Fell>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하… 나는 이 한 편만으로도 아주 질렸기에 여기서 끝냈다.
카렌 블릭센(필명은 이작 디네센)이 쓴 동명의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원작 소설에 아주 충실하다. 단 한 가지 다른 것은 공간적 배경 하나뿐. 알고 보니 유명한 파리의 레스토랑에서 셰프였던 여인이 파리 코뮌 때문에 덴마크의 한 시골로 피난 온다. 그녀는 그곳에서 신앙심이 강한 두 자매를 도우며 살다가 어느 날 만 프랑짜리 복권에 당첨된다. 그녀는 그 돈을 탈탈 털어 자신을 그간 잘 대접해 준 두 자매와 그 지인들을 위한 만찬을 차린다. 이야기는 단순해 보이지만 삶의 즐거움과 예술가의 자세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소설도 좋고 영화도 좋으니 둘 다 추천한다.
넷플릭스에 최근 올라온 ‘리젠시(Regency)’ 시대물+로맨스물이라 봤는데 음… 대략적인 내용은 이러하다. 줄리아(자웨 애쉬튼 분)는 자신과 데이트를 했지만 애프터가 없어서 자신을 사교계의 웃음거리로 만든 말콤 씨(솝 디라이수 분)에게 복수하고자 한다. 그래서 서섹스 지방에 살고 있던 친구 셀리나(프리다 핀토 분)를 런던으로 불러들인다. 그녀를 말콤 씨의 ‘조건(그가 가진 이상적인 여자의 조건을 나열한 ‘목록’)’에 맞는 여자로 만들고, 그가 사랑에 빠졌을 때 그를 잔인하게 찰 계획인 것이다. 우간다계 영국인, 인도인,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한국계 미국인 등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진 캐스팅은 아주 멋지지만, 문제는 커플들 사이에 케미가 없다는 것.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 <Dog(도그)>(2022) 감독: 레이드 캐롤린, 채닝 테이텀 ⭐️⭐️⭐️⭐️
잭슨 브릭스(채닝 테이텀 분)라는, 뇌 부상과 PTSD를 앓는 군인 출신 남자가 자신의 파병 동기의 사망 이후 그가 데리고 다니던 군견을 안락사하는 곳까지 데려다주는 내용의 로드 무비. 예상 가능하지만 우리의 남자 주인공은 개와 같이 며칠을 지내며 인간성을 회복하고 자신에게 정신과적 도움이 필요함을 인정한다. PTSD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유머를 잃지 않으며 때로는 감동까지 선사한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꽤 괜찮은 영화.
2023년 4월에 본 영화들 통계
이번 달엔 4편밖에 못 봤다. 구차한 변명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유를 대 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바쁘다. 일하는 날이 늘어나서 영화를 감상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어졌다. 둘째, 영화를 하도 많이 봐서 볼 영화가 없다. 나는 한때 영화를 마음먹고 몰아서 보다 보니 한 달에 30편씩 보던 사람이다(그때는 대학생이었고 방학이라서 가능했음). 그때 하도 영화를 많이 봐 놔서 웬만큼 알려진 영화, 좋다는 영화는 다 봤다(대충 ‘다 아는 사람들이구만’ 짤). 셋째, 신작을 영화관에서 가서 보자니 호주는 새 영화 들어오는 게 느리다(이건 나중에 다른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내가 보고 싶은 영화가 다른 나라, 예컨대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이미 개봉했어도 호주에 들어오려면 한 달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그때를 기다리면 정말 늦게 보거나 아예 까먹게 된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라고요 😓 어쨌거나 5월에는 조금 더 여유가 있어서 영화를 좀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영화를 보고 나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말 결산] 2023년 5월에 본 영화들 (0) | 2023.05.30 |
---|---|
[영화 감상/영화 추천] <The Black Balloon(검은 풍선)>(2008) (0) | 2023.05.29 |
[영화 감상/영화 추천] <Renfield(렌필드)>(2023) (0) | 2023.05.26 |
[영화 감상/영화 추천] <Babyteeth(베이비티스)>(2019) (0) | 2023.05.15 |
[영화 감상/영화 추천] <Dog(도그)>(2022) (0) | 2023.04.26 |
[영화 감상/영화 추천] Mr Malcolm’s List(미스터 말콤스 리스트)(2022) (0) | 2023.04.21 |
[영화 감상/영화 추천] <Babette’s Feast(바베트의 만찬)>(1987) (0) | 2023.04.10 |
[영화 감상/영화 추천] <Marry Me(메리 미)>(2022) (0) | 2023.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