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 결산] 2023년 5월에 본 영화들
2023년 5월에 본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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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려 죽음을 앞둔 소녀의 첫사랑 이야기. 첫사랑 상대는 동네 약쟁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얘야, 그거 아니야. 지지야…’라고 주인공 소녀를 말리고 싶지만 이미 삶의 기쁨을 잃은 소녀에게 유일한 기쁨은 이 못난 첫사랑 상대밖에 없다. 다소 쓸쓸하고 안타깝지만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신다면 볼 만한 영화다.
- <Dungeons and Dragons: Honor Among Thieves(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2023) 감독: 조나단 골드스타인, 존 프란시스 데일리 ⭐️⭐️⭐️
이건 너무 유명한 데다가 영화도 그냥 그럭저럭이어서 굳이 내가 후기를 쓸 필요를 못 느꼈다. TRPG(Table Role-Playing Game; 보드 게임처럼 진행되는 롤플레잉 게임)를 바탕으로 했는데 내가 보기엔 이야기가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다. 게다가 ‘hither-thither staff’는 <포탈(Portal)>의 포탈 건이나 다름없잖아! 심지어 포탈들 색도 비슷해! 영화를 직접 보기 전에 나는 인터넷 글들을 통해 뚱뚱한 용이 나온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왜인지 모르게 그 용이 주인공네 편이 되어서 활약할 할 거라고 착각했다. 별 비중도 없던데… 이런저런 의미로 그냥 그랬고, 딱히 추천할 마음은 들지 않는다.
- <Renfield(렌필드)>(2023) 감독: 크리스 맥케이 ⭐️⭐️⭐️⭐️
드라큘라(니콜라스 케이지 분)에게 취업 사기를 당한 렌필드(니콜라스 홀트)의 ‘자존감 기르기’ 프로젝트라고 이 영화를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여주인공 레베카(아콰피나 분)는 열혈 경찰인데 요즘 사람답지 않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어 렌필드가 존경하며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하는 열망을 가지게 해 주는 인물이다. 심약한 남주x내면이 강인한 여주의 조합이 이렇게 맛있는 것인 줄 몰랐고요? 제법 재미있어서 오락 영화를 하나 골라 달라고 한다면 이걸 추천하겠다.
자폐 스펙트럼상에 있는 형 찰리(루크 포드 분)을 둔 동생 토마스(라이스 웨이크필드 분)는 평범한 사춘기를 보내고 싶지만 쉽지 않다. 어느 날 아침 형이 집 밖을 뛰쳐나가 동네를 속옷 바람으로 달리다가 소변이 마렵다며 어떤 집에 들어가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이를 말리러 따라 들어가 보니, 아뿔싸, 토마스랑 같은 체육 수업을 듣는 여학생네 집이었다. 민망해서 형을 붙잡고 당장 뛰쳐나오지만 이미 그 여학생은 토마스의 얼굴을 봤다. 토마스는 정말 평범한 사춘기를 보낼 수 있을까?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상에 있는 형제를 둘이나 둔 엘리사 다운 감독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는 다소 특별한 가족 구성원을 사랑으로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으로 가득하다. 형을 돌보느라 다른 십 대처럼 평범한 사춘기를 보내지 못해 속상할 텐데도 결국 형을 이해하고 더욱 사랑으로 지켜 주려는 모습이 참 대견하다(거의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잔잔하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
2023년 5월에 본 영화들 통계
아마 ‘2023년 5월에 읽은 책들’ 포스트에서도 비슷한 말을 또 하겠지만 이번 달은 일을 하느라 바빴다. 그간 재택+파트타임으로 일을 해 오다가 사무실 출근+풀타임이 되었고, 그래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여유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 와중에 네 편이나 영화를 보다니 오히려 놀랐다.
별점은 저번 달과 마찬가지로 평점 3.25. 너그러운 편은 아니었다.
대신에 이번 달에는 정말 다양한 장르를 봤다. 공포 영화는 이번 달이 올해 들어 처음이었다. <렌필드>가 아니었다면 결코 올해 내에 단 한 번도 보지 않았을 바로 그 장르! 액션도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덕분에 추가됐다. 이번 달에는 다양한 장르를 접했다는 데에 의의를 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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