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서583 [책 감상/책 추천] 임수희, <사서, 고생합니다> [책 감상/책 추천] 임수희, 사서가 쓴 에세이. 사서가 도서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를 소개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정말 놀랐는데, 책을 사랑한다고 자부하는 내가 여태껏 사서가 쓴 글을 읽어 본 적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종종 서점 직원이 쓴 글, 또는 서점 직원으로 설정된 인물이 등장하는 글은 읽었는데, 진짜로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가 쓴 글은 이게 처음이다. 사서들이 너무 바빠서 글을 쓸 시간이 없었던 걸까? 아니면 내 도서 정보 레이더망이 좁았던 걸까? (당연히 후자겠지.) 이 책을 읽으면 사서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된다. 나는 사서가 책 대출, 반납, 책 제자리에 꽂기, 구입 요청이 들어온 책의 확인 정도만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로 사서가 하는 일이 참 많더라! 도서관에서 열.. 2020. 4. 1. [책 감상/책 추천] 조반니노 과레스키,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책 감상/책 추천] 조반니노 과레스키, 내가 어릴 적에 재밌게 읽었던 '돈 까밀로와 뻬뽀네' 시리즈가 10권 모두 재출간되었다!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이 시리즈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돈 까밀로라는 열혈 사제와 공산주의자 읍장 뼤뽀네가 티격태격하는 이야기이다. 어릴 때 정말 재밌게 읽은 기억이 나서, 리디북스에서 이걸 발견하고 나서 1권('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을 무료로 다운 받아 읽었는데, 그 재미는 그대로였다. 돈 까밀로는 힘이 센 거구의 사제인데, 공산주의자인 읍장 뻬뽀네와 사사건건 부딪힌다. 돈 까밀로는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예수님은 돈 까밀로네 성당에 영으로서('귀신처럼'이라고 쓰려다가 그건 신성모.. 2020. 3. 25. [책 감상/책 추천] 브로드컬리 편집부, <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 하고 싶은 일 해서 행복하냐 묻는다면?> [책 감상/책 추천] 브로드컬리 편집부, 로컬 숍 연구 잡지라고 하는 브로드컬리에서, (제목 그대로) 서울에서 퇴사한 지 3년 이하이며 자신의 가게를 차린 퇴사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모아 낸 책이다. (평균 나이는 36세, 회사 재직 기간은 7년, 퇴사 후 약 3년 경과, 오픈 2년 내외 퇴사자들이 인터뷰 대상이다.) 개인적으로 퇴사 욕구는 많이 느껴 봤어도 창업은 단 한 번도 꿈 꿔 본 적이 없는데(나는 그럴 배포가 안 된다), '회사 그만두고 나만의 가게를 차려 볼까?' 고민하시는 분들께는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니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창업은 아니더라도 '일단 관두자!' 하는 욕구를 느끼시는 분들이 읽어도 좋겠다. 책 구성은 간단하다.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퇴사한 지 3년 이하인 퇴사자들 .. 2020. 3. 9. [책 감상/책 추천] 이종철, <까대기> [책 감상/책 추천] 이종철, '까대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화가의 꿈을 키워 온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만화이다. '까대기'란 택배 상하차 작업을 말한다(본문에서는 "가대기: 창고나 부두에서, 인부들이 쌀가마니 같은 무거운 짐을 갈고리로 찍어 당겨서 어깨에 메고 나르는 일, 또는 그 짐.(표준국어대사전)"이라고 설명한다.). 저자가 직접 일하며 본 택배 업계의 현실이 잘 표현돼 있어서, 이걸 보고 나서는 절대 택배가 하루이틀 정도 늦는다고 불평할 수 없게 됐다(원래도 그렇게 불평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택배 상하차 작업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화물차에 실린 택배를 아르바이트생들이 레일 위로 내리고, 지점장이 이 택배 송장에 있는 바코드를 PDA 스캐너로 찍는다. 지점에 택배가 .. 2020. 3. 2. [책 감상/책 추천] 류은숙, <아무튼, 피트니스> [책 감상/책 추천] 류은숙, 이번에도 시리즈에서 한 권을 골라 들었다. 그런데 웬걸, 대박, 심봤다! 저자인 류은숙은 인권 운동(movement)을 25년이나 해 온 인권 운동가이다. 그런 그녀가 의사 선생님의 불호령을 듣고 나서 운동(exercise)을 시작했다. 평소 "이대로 막 살다가(=폭음과 폭식을 즐기다가) 혹시 병 걸려 죽을 것 같으면, 다 정리하고 여행을 떠날 거야"라고 말하고 다니던 사람이 말이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풀어 내느냐가 작가의 역량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걸 실감했다. 누구나 자신만의 고유한 시야를 가지고 삶을 바라보는데, 때로는 다른 이들의 시야를 빌려 보는 것이 삶의 방향성을 알려 주거나 자신의 삶을 풍성하게 해 주기도 한다. 피트니스에 관한 .. 2020. 2. 21. [책 감상/책 추천] 김혼비, <아무튼, 술> [책 감상/책 추천] 김혼비,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이 시리즈에 대해서 쓴 리뷰들도 참고하시라) 중 술에 관한 책이다. 2019/11/13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복길, 2020/01/31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구달, 저자 김혼비가 자신의 술 인생을 회고하며 술에 관한 자신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데 다 하나같이 웃기고 재미있다. 이 책은 멋진 인용문으로 시작한다. "최종 진실을 내놓기 전에 고트족처럼 적어도 두 번은 문제를 놓고 토론해야 할 것이다. 로렌스 스턴은 이 점 때문에 고트족을 좋아했는데, 고트족은 먼저 술에 취한 상태로 토론하고 이후 술이 깬 상태에서 또 한 번 토론했다." - ⌜다뉴브⌟,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내 진짜 조상을 찾았다. 어떤가, .. 2020. 2. 19. 이전 1 ··· 61 62 63 64 65 66 67 ··· 9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