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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25

[책 감상/책 추천] 메리 앤 시그하트, <평등하다는 착각> [책 감상/책 추천] 메리 앤 시그하트,   나는 어릴 적에 시리즈를 참 좋아해서 조앤 K. 롤링의 성공에 관한 책도 읽었다. 지금 그 책의 내용 대부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부분이 있다. 롤링의 를 출판하기로 한 출판사에서 그녀에게 ‘작가가 여자 이름이면 남자애들이 책을 읽어 보지도 않을 테니, 여자라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게 이니셜을 사용하자’라고 제안했다는 것. 실제로 시리즈는 J. K. 롤링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됐고, 나머지는 여러분들이 아시는 대로다. 시리즈는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책 자체도 대박,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온갖 다양한 사업으로 발전하기도 했다.내가 이 이야기를 왜 꺼냈느냐면, 조앤 롤링처럼 대단한 작가도 ‘여자 작가가 쓴 책은 읽지 않는다’라는 지긋지긋.. 2024. 4. 29.
[책 감상/책 추천] 타라-루이제 비트베어, <온 세상이 우리를 공주 취급해> [책 감상/책 추천] 타라-루이제 비트베어,   독일의 페미니스트 콘텐츠 ‘인플루언서’가 쓴 페미니즘 ‘입문서’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여태까지 본 페미니즘 서적에서 본 이런저런 이슈들을 다양하게 담고 있어서, 페미니즘이 뭔지 이제 막 발을 담가 보려는 사람들이 읽어도 딱 좋을 듯.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라서 글도 쉽게 잘 썼다.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독일이 젠더 문제에서 이 정도 수준이면 우리나라는…’ 하는 거였다. 2023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출처), 독일은 세계에서 6위였고 우리나라는 105위였다. 유럽 내에서도 꽤 진보적이라는 독일이 이 정도면 우리나라는 거의 뭐 절벽 수준이지^^… 독일에서도 여성들이 이렇게 대차게 페미니즘을 위해 움직이고 있구나. 얼마 전.. 2024. 4. 26.
[영화 감상/영화 추천] <Women Talking(우먼 토킹)>(2022) [영화 감상/영화 추천] (2022) ⚠️ 본 영화 리뷰는 영화 (202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때는 2010년, 배경은 북아메리카의 어드메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현대 문명과 동떨어진 채로 살아가는 메논파 (기독교의 한 일파) 커뮤니티이다. 그곳에선 끔찍한 일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는데, 커뮤니티 내 여성들이 동물용 진정제를 주입당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성폭행당한다는 것이다. 물론 범인은 같은 종교 커뮤니티 내의 남성들이었다. 이들은 체포되어 가장 가까운 도시로 연행되었고, 메논파 커뮤니티에 속하는 대부분 남자들은 이 가해자들을 보석으로 풀어주기 위해 그 도시로 간다. 그들이 자리를 비울 이틀간, 같은 커뮤니티의 여성들에게 이 범인들을 ‘용서’하거나 아니면 커뮤니티를 떠나라는 최후통첩을 내.. 2024. 2. 9.
[영화 감상/영화 추천] <Polite Society(폴라이트 소사이어티)>(2023) [영화 감상/영화 추천] (2023) ⚠️ 아래 영화 후기는 (2023)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십 대 소녀 리아 칸(프리야 칸사라 분)은 스턴트우먼이 꿈이다. 그녀가 요즘 제일 열광하는 것은 유튜브에 올리는 ‘무술 영상’ 찍기. 리아는 특히 언니 레나(리투 아리야 분)와 사이가 좋은, 언니 없이는 못 사는 껌딱지 동생이다(물론 레나도 리아를 끔찍하게 사랑한다). 문제는 레나가 예술 학교에 갔다가 ‘나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어…’라며 절망해서 학교를 관두고 현재 집에서 거의 폐인처럼 시들시들 말라가고 있다는 것. 리아가 언니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고 노력해 봤는데 언니는 좀처럼 예술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리아와 레나의 엄마 파티마(쇼부 카푸어 분)가 속한 사교 .. 2023. 12. 27.
[책 감상/책 추천] 박정훈,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책 감상/책 추천] 박정훈, 여기에서 ‘나쁘다’는 선악의 개념이 아니라 무언가를 잘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번역을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완벽하지 않은 페미니스트’, ‘나아가는 중인 페미니스트’ 정도로 했으면 이해가 쉬웠을 텐데)’라고 칭하는 마당에, 왜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는가.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가져온 것 같은, 동명의 꼭지에서 이렇게 썼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남편’ ‘좋은 남자친구’의 역할을 하려는 남성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라이프 스타일에서 페미니즘적 요소를 받아들이는 것도 종종 목격한다. 그러나 나는 남성들이 추구하는 성평등이 ‘사적인 실천’에 그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적인 실천에 그치는 성평등은 ‘이쯤이면 됐잖아’ 식의 현상 유지를 위한 .. 2023. 12. 15.
[책 감상/책 추천] 다지마 요코, <사랑이라는 이름의 지배> [책 감상/책 추천] 다지마 요코, 최근 영화 (2023)가 흥행함에 따라 많은 이들이 이 영화에 관한 평을 공유했다. 개중에 내가 보기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 하나는 (지금 원글은 삭제되고 없는데) ‘바비 후기: 이 영화를 단순히 탈코르셋으로 해석하면 필패한다’라는 글이었다. 이 글은 어떤 의미에서는 나에게 오늘 후기의 주인공인 이 책을 읽도록 준비해 주었는데, 이 책의 제목으로 요약될 수 있는 중요한 콘셉트를 소개해 주었기 때문이다. 저자인 다지마 요코는 일본의 영문학자이자 저명한 페미니스트이다. 그녀는 여성의 처지를 갤리선의 노예에 비유한다. 태초에 남성은 남성끼리, 여성은 여성끼리 살고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남성은 임신에 얽매이지 않으므로 활동이 자유롭고 벌이도 많아서 재산을 축적할 수 있다. 재.. 2023. 1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