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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25

[책 감상/책 추천] 원도, <아무튼, 언니> [책 감상/책 추천] 원도,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의 신권을 읽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 세상 모든 언니들에 대한 애정과 존경, 공감이 담뿍 담겼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친언니뿐만 아니라, 경찰학교에서 만난 동료 여경 언니들, 그리고 경찰 생활을 하며 만난 여성 피해자들까지도 '언니'로 부르며 그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다. 그 안에서 여성주의적 자매애가 피어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경찰학교라는 곳은 전국 여경이 모두 모이는 곳이니 여중이나 여고처럼 여성들이 우정을 다지기에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입교 첫날, 강당에 모인 우리는 한 명씩 앞으로 나가 지금껏 살아온 이야기를 짧게마나 나누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들어온 사람, 명문대를.. 2021. 4. 7.
[책 감상/책 추천] 오드 메르미오, <나의 임신중지 이야기> [책 감상/책 추천] 오드 메르미오, 프랑스의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오드 메르미오가 젊을 적 받았던 임신중지 시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장르는 그래픽 노블이라고 되어 있는데, '소설'은 아니고 그냥 만화로 그린 회고록이나 에세이에 가깝다. 어쨌거나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또는 앞부분은 메르미오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부분이고 두 번째, 또는 뒷부분은 그녀가 만난 의사 겸 작가 마르탱 뱅클레르(필명. 본명은 마크 자프란)가 보고 느낀 관점을 다룬다. 전자는 실질적으로 임신중지 경험을 한 여성의 시점이라서 좋고, 후자는 그런 여성들을 돕고자 애쓰는 (남성) 의사의 관점이라서 서로 보충, 보완해 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저자, 그러니까 메르미오가 애초에 아이를 원하지 .. 2021. 3. 24.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내가 이전에 책 리뷰를 쓴 적이 있는 의 그 이진송 작가가 낸 새 책이다! 2018/12/21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三抛)' 세대 때문에 출산율도 1명 이하로 낮아진 이 시대에, 아직도 이들이 포기한 그 세 가지를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eatsleepandread.xyz 이번 책도 너무나 공감하면서, 재미있고 유쾌하게 잘 읽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부분에는 (종이 책의 경우)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이북의 경우) 하이라이트를 하는데, 이 책은 내가 하이라이트한 것만으로도 책 리뷰 한 편은 거뜬히 쓸 수 있다. 일단 책 제.. 2019. 12. 27.
[책 감상/책 추천] 송해나,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책 감상/책 추천] 송해나, 출간되었을 때부터 읽고 싶었는데, 어찌어찌하다가 이제야 읽게 됐다. 이걸 읽고 나니, 청소년까지는 아니어도 성인 권장 도서 목록에 이걸 추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자신이 임신했음을 직감한 3주차부터 출산 때까지, '임신 일기'라는 트위터 계정에 자신의 임신 과정을 꼬박꼬박 기록했다. 비록 모든 임산부들이 같은 임신 증세나 경험을 겪는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 '임신 일기'에 쓰인 저자의 경험만큼은 거짓이 아니며, 우리나라의 임산부에 대한 인식과 제도가 얼마나 부족한지 아주 단적으로 잘 보여 준다고는 할 수 있겠다. 임신을 확인한 순간, 저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 그리고 오늘, 아주 희미하게 테스트기에 붉은 두 줄의 선이 보였다. 임신이다. 계획적으로.. 2019. 10. 9.
[책 감상/책 추천] 웬디 무어, <완벽한 아내 만들기> [책 감상/책 추천] 웬디 무어, 18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반노예제 운동가, 아동 도서 작가, 급진주의적 사상가인 토머스 데이는 지적이고 아름답되 순종적이고 검소하며 사치나 허영에 물들지 않은 이상적인 여인을 아내로 맞고 싶어 했다. 그러나 두어 번 애인의 변심으로 버림받자, 그는 완벽한 여인을 찾을 수 없다면 자신이 만들면 된다는 생각에 이른다. 그는 장자크 루소가 소설 형식으로 아동 양육법을 서술한 에 깊은 감명을 받았기에, 이 책에서 배운 대로만 여성을 '키우고, 가르치면' 완벽한 여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는 고아원에서 예쁘고 건강하고 똑똑한, 앤 킹스턴이라는 12살짜리 소녀를 한 명 골랐다. 그리고 자신의 하녀가 되는 견습 교육을 받게 될 것이라고 거짓으로 가르쳐 주고는 그녀를 데려.. 2019. 2. 6.
[영화 감상/영화 추천] The Last Word(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2017) - 독불장군 여사님, 죽은 후에 어떤 말을 듣고 싶으세요? [영화 감상/영화 추천] The Last Word(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2017) - 독불장군 여사님, 죽은 후에 어떤 말을 듣고 싶으세요? 감독: 마크 펠링톤(Mark Pellington) 해리엇(Harriet, 셜리 맥클레인 분)은 은퇴한 비즈니스우먼으로, 모든 일을 자기 방식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고집쟁이이다. 정원사가 덤불을 다듬는 모양이 마음에 안 들어 정원용 가위를 빼앗아 자기가 하고, 미용사 대신 자신이 직접 자기 머리를 자르며, 집안일을 도와주는 도우미에게 비키라고 하고 자기가 요리를 해 먹는 정도니 이럴 거면 도대체 왜 돈을 주고 고용인을 쓰는지조차 이해가 안 될 정도. 어느 날, 그녀는 혼자 저녁을 먹고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에 수면제 네 알을 레드 와인과 꿀꺽 삼킨다... 2018.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