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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감상/영화 추천] Best Sellers(베스트 셀러, 202) - 제목은 베스트 셀러지만 내용은...

by Jaime Chung 2022.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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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영화 추천] Best Sellers(베스트 셀러, 202) - 제목은 베스트 셀러지만 내용은...

 

 

감독: 리나 로슬러(Lina Roessler)

루시 스탠브리지(Lucy Stanbridge, 오브리 플라자 분)는 아버지의 출판사를 물려받아 어떻게든 그 명맥을 이어가려고 애쓰는 젊은 편집장이다.

그녀의 출판사에서 나름대로 기대했던 판타지 소설이 완전히 망했기 때문에 그녀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해야만 한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괜찮은 신인 작가가 안 보여서, 아버지 시절에 계약서를 써 놨던 기존 작가 중 한 명인 해리스 쇼(Harris Shaw, 마이클 케인 분)에 희망을 걸어 보기로 한다.

그래서 비서인 레이첼(Rachel, 엘렌 웡 분)을 데리고 직접 찾아갔더니, 성격이 완전 괴팍한 할아버지다. 

하지만 이 작가가 아니면 도저히 어떻게 책을 팔(=돈을 벌) 구석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호시탐탐 이 출판사를 노리는 밉상인 잭(Jack, 스코트 스피드먼 분)에게 이 아버지의 회사를 넘길 수밖에 없으니까.

더럽고 치사해도 좀 맞추어 주면서 책 좀 팔아 보는 수밖에.

 

고양이 한 마리 키우면서 고립된 삶을 사는 작가, 해리스 쇼
그런 해리스를 어떻게든 이끌어나가야 하는 루시

 

영화 좀 봤다거나 눈치가 빠르시다 하는 분들은 위에 간략히 정리한 시놉시스만 봐도 대략 각이 나올 것이다.

'아, 루시가 아버지의 회사를 위해 성격 더러운 해리스에게 맞추어 주다가 둘 다 점점 정이 들어서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겠구나?'

100% 정확하다. 나도 영화 초반에 영화 진행이 이렇게 될 거라 점쳤는데 정말 꼭 들어맞았다.

뒤로 가면서 약간 감동 또는 슬픔을 유도하려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솔직히 나는 그게 제일 별로였다.

 

이 영화의 제일 큰 문제는 너무나 뻔한 이야기를 뻔한 방식으로 풀어 나간다는 것이다.

해리스 쇼는 재능은 있지만 사회성이 부족하다. 자기 책을 홍보하고 더 많이 팔 수 있게 도와주는 자리인 낭독회에서도 진지하게 책을 낭독하기보다는 관객 또는 루시를 모욕하는 데 관심이 있다.

루시는 이 꼴이 더럽고 치사하지만 관둘 수 없다. 왜냐하면 그만이 유일한 돈줄이고, 어떻게든 그를 성공시키지 않으면 자신의 회사를 팔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루시는 어떻게든 해리스를 잘 도닥이면서 이 북 투어를 이끌어나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리스는 그냥 우리가 루시의 고난을 웃으며 넘기기에는 너무 짜증날 정도로 고집이 세고 무례하다. 루시는 이 짓을 관둘 수도 없는데!

아무리 해리스가 재능이 있는 작가라 해도 이렇게까지 무례하고 전반적으로 같이 있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구는 게 용납될 수 있나?

글쎄. 난 아니라고 본다. 적어도 나는 그런 걸 보고 싶지 않다.

 

이 영화가 어떻게 하면 좀 덜 뻔하고 좀 더 나아졌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 봤는데, 일단 마이클 케인이 연기한 이 작가 캐릭터가 너무 별로인 거 같다.

마이클 케인이 대단한 배우인 건 인정하지만 이건 캐릭터 설정 자체가 너무 별로여서 그의 연기로도 커버를 칠 수가 없었다고 본다. 

아니, 어쩌면 그가 연기를 잘해서 더 밉상으로 보이나. 하지만 애초에 마이클 케인이 이 캐릭터를 각본 그대로 밉상인 캐릭터로 해석한 것도 놀랍긴 하다.

어쨌거나, 왜 보통 베스트 셀러, 또는 베스트 셀러까진 아니어도 꽤 재능 있는 작가라고 하면 대체로 남성을 떠올리는 건지 모르겠다.

게다가 '성격이 괴팍한(또는 사회성이 부족한)'이라는 특징과 그런 작가를 연결 지을 때는 십중팔구 남성이다.

마치 재능이 있으면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성격이 좀 나쁜 건 용서된다는 식으로. 아마 남자라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여자는 절대 안 그러겠지만(애초에 여자가 '재능'만으로 그만큼 인정받을 수나 있나?).

그러니까 차라리 '성격이 괴팍한' '재능 있는 작가'라는 캐릭터를 여성으로 설정했으면 조금은 덜 뻔하지 않았을까?

이 작가를 어떻게든 캐리해야 하는 편집자 역으로 남자를 넣으면 로맨스로 만들 수도 있고, 아니면 같은 여성으로 만들어서 여성들의 유대, 자매애, 우정을 다룬 영화로 만들어도 좋았겠다(오히려 더 좋아!).

 

전반적으로 쓰레기 영화는 아니고 IMDB 평점도 6점은 (0.1점 차이로) 간신히 넘긴 했다. 못 봐줄 영화는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게 '와, 정말 괜찮다' 싶은 영화냐고 하면, 그건 절대 아니다. 분명 더 잘 만들 수도 있었는데 너무 뻔해서 평범해지고 매력이 없어진 케이스랄까.

제목은 '베스트 셀러'인데 딱히 영화계의 '베스트 셀러'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냥 평범하고 예측 가능한 영화다.

무료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엄청 대단한 걸 기대하지는 마시라. 그렇다고 완전 볼만한 가치가 없다는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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