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영화 추천]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2022,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아시아 여성 네오!
감독: 댄 콴(Dan Kwan), 다니엘 쉐이너트(Daniel Scheinert)
세탁소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왕 씨 부부, 이블린 왕(Evelyn Wang, 앙자경 분)과 웨이먼드 왕(Waymond Wang, 키 호이 콴 분).
그들의 딸인 조이 왕(Joy Wang, 스테파니 수 분)은 베키(Becky, 탈리 메델 분)와 사귀는 레즈비언이지만, 이블린은 이를 아버지(즉, 조이의 할아버지)인 공공(Gong Gong, 제임스 홍 분)에게 숨긴다. 공공이 자기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았듯이, 조이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조이는 그런 엄마가 밉다. 하지만 이블린은 신경 써야 할 게 많다. 새해(아마도 음력 새해) 파티 준비도 해야 하는데 미국 국세청에 내야 할 세금 관련 서류가 하나둘이 아니다.
게다가 깐깐한 국세청 직원 디어드레(Deidre, 제이미 리 커티스 분)는 무섭기 짝이 없다.
그래도 휠체어를 탄 아버지(공공)를 모시고 낑낑대며 국세청에 갔는데 갑자기 남편 웨이먼드가 엘리베이터에서 이상한 말을 한다.
자신은 이블린의 남편 웨이먼드가 아니고 어디 다른 멀티 유니버스(multi universe)에서 온 다른 웨이먼드라나?
그리고 디어드레를 만나기 전에 청소도구함으로 가서 뭘 하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이게 다 뭐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IMDB에서 이 영화의 평점은 8.3점이다(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난 6점만 넘어도 영화 구실은 한다고 생각하며, 대체로 7점을 넘으면 정말 좋은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참... 새롭고 낯설다.
내가 이 영화 리뷰의 부제에 썼듯, 이블린은 "아시아 여성 네오(Neo)"라 묘사할 수 있겠다. <매트릭스(1999, The Maxtrix)>의 주인공 네오 말이다.
스포일러를 하고 싶진 않고, 특히 이런 영화는 사전 정보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봐야 더 신선하고 즐거울 것 같아 자세히는 묘사하지 않겠지만 딱 그 표현이 적절할 듯하다.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의 답이 '42'라는 더글라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스러운 유머도 살짝 첨가되어 있는데, 이건 보시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 듯.
그리고 직접적으로 묘사는 못 하지만 아래 장면들 연출은 정말 미쳤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와 씨... 진짜... 와...
어휘력이 부족해서 이런 말밖에 못하는 게 아쉬울 뿐.
아 맞다. 이 영화는 로맨스, 성장기, 호러, SF, 다큐 등등 다양한 영화 장르를 포함하고 있기에 'everything'이 'all at once' 하게 모여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제목도 그런 거고.
이 해석을 IMDB 트리비아에서 봤는데 기가 막히다고 생각했다. 하, 미친... 진짜 이런 거 알게 되는 거 너무 좋아!!
영화를 보면서, 또 보고 나서 '아니, 무슨 약을 하셨길래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하셨어요?' 싶었는데, 리뷰를 쓰려고 찾아보니까 감독 중의 한 명(댄 콴)이 <스위스 아미 맨(2016, Swiss Army Man)> 감독이었다. 어쩐지...
이걸 볼 기회가 있다면 꼭 한 번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진짜 그 정도로 신선하고 충격적이고 놀라운 영화였다. 굿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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