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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상/책 추천] 압듈라, <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 [책 감상/책 추천] 압듈라, 별 생각 없이 약간 뇌를 비우고 볼 수 있는 만화를 찾다가 이걸 발견했다. ‘해부학 만화’라서 뇌를 놓고 보기에는 적절하진 않지만 괜찮다. 어차피 나는 평소에도 뇌를 그렇게 많이 쓰지 않으니까. 제목 그대로 뼈, 근육, 신경 등을 한 겹씩 ‘까면서’ 보는 해부학 서적인데 만화 형태로 되어 있다. 기초적인 지식이라 의학이나 필라테스나 헬스 등 체육 전공자들 수준으로 아주 깊진 않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분명 비전공자들은 살면서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했을 다양한 뼈와 신경, 근육의 이름들이 홍수처럼 터져 나온다. 분명 나는 이걸 다 읽었는데 머리에 남는 게 없다(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평소에도 뇌를 많이 쓰지 않는다). 의대생들이나 체육 전공자들은 도대체 이 낯선 해부학 용어들을.. 2023. 5. 19.
[책 감상/책 추천] 쿠제 가쿠, <우라미치 선생님 1-7권> [책 감상/책 추천] 쿠제 가쿠, 최근 나는 일하는 시간이 늘면서 집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등 편히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었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풀 겸, 주말에 만화를 읽었다. 쿠제 가쿠의 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짤을 통해 조금 알고 있었고 리디 북스에서 맛보기로 1화를 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재 나와 있는 일곱 권을 한번에 다 사서 보기엔 내가 이걸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어차피 뭐, 선물받은 문화 상품권도 있겠다, 일단 큰맘 먹고 질렀다. 그리고 나는 후회하지 않았다! 은 어른들을 위한 만화라 불러도 될 것 같다. 아래 짤을 보면 대충 감이 오겠지만, 이 만화를 웃기게, 그리고 동시에 슬프게 만드는 것은 주인공 우라미치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이다. 오모.. 2023. 5. 17.
[책 감상/책 추천]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책 감상/책 추천] 김소영,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린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 예컨대 주식을 잘 모르는 초보자는 ‘주린이’, 이제 막 헬스를 시작한 사람을 ‘헬린이’라는 식으로. 이게 아동 차별적 언어니 쓰지 말자는 주장은 그런 말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존재했는데 (이에 관련한 기사를 참고하시라. 여기, 여기, 그리고 여기) 아직 완전히 이 언어를 몰아내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 나도 이 말을 안 좋아하는데, 방금 내가 링크한 기사처럼 이것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단 가장 근본적으로 털이 부숭부숭한 다 큰 어른이 어린 척, 귀여운 척, 보호받아야 하고 도움받아야 하는 척하는 게 아니꼽기 때문이다. 어른이면 어른답게 굴어야지! 그냥 ‘초보자’.. 2023. 5. 12.
[책 감상/책 추천] Eddie Huang, <Fresh Off The Boat> [책 감상/책 추천] Eddie Huang, 1990년대 미국 플로리다에서 대만 출신 이민자 가족이 미국에 적응하며 살아나가는 이야기를 다룬 시트콤 는 국내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다. 이 미드는 에디 황(Eddie Huang)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에디 본인이 쓴 동명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건 미드가 시작할 때 오프닝 크레디트에도 나오니까 아마 다들 아시는 사실일 것이다. 나는 를 다 보지는 못했지만 한 3시즌까지는 재밌게 본 걸로 기억한다. 에디 역을 맡은 아역 배우가 너무 귀엽고 연기를 잘해서 흐뭇하게 보곤 했다. 어느 날,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나를 이 영상으로 인도했다. 퀄리티 컬쳐(Quality Culture)는 TV 쇼나 영화 같은 대중문화에 관한 비디오 에세이를.. 2023. 5. 10.
[책 감상/책 추천] 폴 블룸, <최선의 고통> [책 감상/책 추천] 폴 블룸, 사람들은 자의로 고통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은 공포 영화를 좋아한다. 나는 쫄보라서 공포 영화를 보지 않는데, 어떤 사람들은 공포 영화가 무서울수록 더 짜릿하고 재미있다고들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많은 한국인들이 여기 해당할 텐데) 매운 음식을 즐긴다. 사실 맵다는 건 맛이라기보다는 통각, 그러니까 고통에 가까운데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힘겨운 철인 3종 경기에 참여하고,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오르며, 전쟁터에 자원입대하고, 타인을 돕는 일에 평생을 헌신한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걸까? 이 사람들은 전부 마조히스트인 걸까? 그렇지 않다. 이 책의 저자이자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폴 블룸은 인간이 ‘고통’과 ‘쾌락’ 사이 최적의.. 2023. 5. 8.
[책 감상/책 추천] 오구니 시로,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책 감상/책 추천] 오구니 시로, 매년 9월 21일은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이라고 한다(알츠하이머 병은 흔히 치매(癡呆)라고 하지만 ‘어리석고 미련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 병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여기)도 있다). 한 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5천 5백만 명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알츠하이머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이기도 하는, 삶의 일부나 마찬가지인 병이다. 혹시 일본에서 열린 ‘주문을 틀리는 레스토랑’에 대한 기사를 보셨는지? 아니면 KBS에서 이 콘셉트를 가져와 만든 교양 프로그램 ‘주문을 잊은 음식점’을 보셨을지도 모르겠다(아래 링크 참고).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은 2017년 6월 초여름의 도쿄에서 좌석 수 열두 개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최초로 열린 시.. 2023.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