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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37

[책 감상/책 추천] 메리 앤 시그하트, <평등하다는 착각> [책 감상/책 추천] 메리 앤 시그하트,   나는 어릴 적에 시리즈를 참 좋아해서 조앤 K. 롤링의 성공에 관한 책도 읽었다. 지금 그 책의 내용 대부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부분이 있다. 롤링의 를 출판하기로 한 출판사에서 그녀에게 ‘작가가 여자 이름이면 남자애들이 책을 읽어 보지도 않을 테니, 여자라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게 이니셜을 사용하자’라고 제안했다는 것. 실제로 시리즈는 J. K. 롤링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됐고, 나머지는 여러분들이 아시는 대로다. 시리즈는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책 자체도 대박,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온갖 다양한 사업으로 발전하기도 했다.내가 이 이야기를 왜 꺼냈느냐면, 조앤 롤링처럼 대단한 작가도 ‘여자 작가가 쓴 책은 읽지 않는다’라는 지긋지긋.. 2024. 4. 29.
[책 감상/책 추천] 타라-루이제 비트베어, <온 세상이 우리를 공주 취급해> [책 감상/책 추천] 타라-루이제 비트베어,   독일의 페미니스트 콘텐츠 ‘인플루언서’가 쓴 페미니즘 ‘입문서’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여태까지 본 페미니즘 서적에서 본 이런저런 이슈들을 다양하게 담고 있어서, 페미니즘이 뭔지 이제 막 발을 담가 보려는 사람들이 읽어도 딱 좋을 듯.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라서 글도 쉽게 잘 썼다.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독일이 젠더 문제에서 이 정도 수준이면 우리나라는…’ 하는 거였다. 2023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출처), 독일은 세계에서 6위였고 우리나라는 105위였다. 유럽 내에서도 꽤 진보적이라는 독일이 이 정도면 우리나라는 거의 뭐 절벽 수준이지^^… 독일에서도 여성들이 이렇게 대차게 페미니즘을 위해 움직이고 있구나. 얼마 전.. 2024. 4. 26.
[책 감상/책 추천] 스기타 슌스케,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성으로 산다는 것> [책 감상/책 추천] 스기타 슌스케, 제목부터 오묘한 이 책은 ‘승자도 패자도 아닌 존엄한 인간으로 사는 21세기 남성학’이라는 알쏭달쏭한 문구를 부제로 달고 있다. 도대체 무슨 책인가 궁금해서 읽어 봤는데,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리 잘 쓰이지 않은, 남성들을 위한 페미니즘 책’이라 하겠다.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일단 모두에게 초미의 관심사일 부분부터 말하자면, 여성혐오적이라거나 반(反)페미니즘적인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아쉽게도 괜히 쉬운 말을 빙 돌려서 한달까, 핵심은 전혀 가 닿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이제부터 그 점을 풀어서 설명하겠다. 저자가 말하는 바는, ‘약자 남성도 존엄하게 살 권리가 있고, 그래야 한다’라는 것인데 사실 저자가 말하는 ‘약자 남성’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의미와 다.. 2024. 1. 17.
[책 감상/책 추천] 이민지, <언니네 교회도 그래요?> [책 감상/책 추천] 이민지, 글을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확실하게 해 둘 것 하나: 나는 무교이고, 정확히는 무신론자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로 하여금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유도하고 영감을 주는 것들은, 그게 종교이든 초자연적인 존재이든 다 긍정하는 편이다. 내가 실제로 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신의 존재를 믿으며 어떤 긍정적인 가치, 예를 들어 친절함이나 다른 고통받는 존재에 대한 연민, 정의(正義) 등을 실천하려고 실제로 애쓰게 된다면, 나는 그들을 지지한다. 사실 나는 어릴 적에 부모님의 강권으로 교회에 나가곤 했는데, 지금 기억나는 것은 점심시간 때쯤 여성 신도들이 지하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준비한다는 점이나 그 식당에 국수가 자주 나왔다는 점 정도이다. 사랑.. 2023. 12. 20.
[책 감상/책 추천] 박정훈,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책 감상/책 추천] 박정훈, 여기에서 ‘나쁘다’는 선악의 개념이 아니라 무언가를 잘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번역을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완벽하지 않은 페미니스트’, ‘나아가는 중인 페미니스트’ 정도로 했으면 이해가 쉬웠을 텐데)’라고 칭하는 마당에, 왜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는가.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가져온 것 같은, 동명의 꼭지에서 이렇게 썼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남편’ ‘좋은 남자친구’의 역할을 하려는 남성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라이프 스타일에서 페미니즘적 요소를 받아들이는 것도 종종 목격한다. 그러나 나는 남성들이 추구하는 성평등이 ‘사적인 실천’에 그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적인 실천에 그치는 성평등은 ‘이쯤이면 됐잖아’ 식의 현상 유지를 위한 .. 2023. 12. 15.
[책 감상/책 추천] 다지마 요코, <사랑이라는 이름의 지배> [책 감상/책 추천] 다지마 요코, 최근 영화 (2023)가 흥행함에 따라 많은 이들이 이 영화에 관한 평을 공유했다. 개중에 내가 보기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 하나는 (지금 원글은 삭제되고 없는데) ‘바비 후기: 이 영화를 단순히 탈코르셋으로 해석하면 필패한다’라는 글이었다. 이 글은 어떤 의미에서는 나에게 오늘 후기의 주인공인 이 책을 읽도록 준비해 주었는데, 이 책의 제목으로 요약될 수 있는 중요한 콘셉트를 소개해 주었기 때문이다. 저자인 다지마 요코는 일본의 영문학자이자 저명한 페미니스트이다. 그녀는 여성의 처지를 갤리선의 노예에 비유한다. 태초에 남성은 남성끼리, 여성은 여성끼리 살고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남성은 임신에 얽매이지 않으므로 활동이 자유롭고 벌이도 많아서 재산을 축적할 수 있다. 재.. 2023. 1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