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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37

[책 감상/책 추천] 오드 메르미오, <나의 임신중지 이야기> [책 감상/책 추천] 오드 메르미오, 프랑스의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오드 메르미오가 젊을 적 받았던 임신중지 시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장르는 그래픽 노블이라고 되어 있는데, '소설'은 아니고 그냥 만화로 그린 회고록이나 에세이에 가깝다. 어쨌거나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또는 앞부분은 메르미오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부분이고 두 번째, 또는 뒷부분은 그녀가 만난 의사 겸 작가 마르탱 뱅클레르(필명. 본명은 마크 자프란)가 보고 느낀 관점을 다룬다. 전자는 실질적으로 임신중지 경험을 한 여성의 시점이라서 좋고, 후자는 그런 여성들을 돕고자 애쓰는 (남성) 의사의 관점이라서 서로 보충, 보완해 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저자, 그러니까 메르미오가 애초에 아이를 원하지 .. 2021. 3. 24.
[책 감상/책 추천] 아민더 달리왈, <우먼월드: 여자만 남은 세상> [책 감상/책 추천] 아민더 달리왈, 이 만화는 '세상에서 남성이 사라진다면 여성은 어떻게 살까?'라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유전적 이상으로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남성들이 더 이상 태어나지 않게 되었고, 마침내 지구상의 마지막 남성이 죽고 나자 세상에는 여성들만 남게 되었다. 이게 이 만화의 기본 설정인데, 그렇다고 해서 이 여자들이 남성의 유전자를 어떻게든 되돌리려고 노력하는가? 아니다. 남자들 없는 삶에서 슬퍼하고 남성들을 그리워하나? 아니다. 그들은 그냥 재밌게 산다. 나는 처음에 이제 이들이 남성이 없는 세계에서 혼란과 불안을 느끼거나, 어떻게든 남성이라는 존재를 부활시키려고 노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만화의 내용은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여성들만 있는 세상, '비욘세의 허벅지'라는 이름을 가.. 2021. 3. 19.
[책 감상/책 추천] 카트리네 마르살, <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 줬어요?> [책 감상/책 추천] 카트리네 마르살, '페미니즘 경제학' 서적이다. 예전에 출간됐을 때부터 흥미롭겠다 생각했는데 이제야 (리디셀렉트로) 읽게 됐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경제적 인간'이라는 개념이 너무나 남성적(이라고 여겨지는 자질들을 가진 존재)이며 또한 허구적인데도 어떻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이를 간과할 수 있는지 그저 놀랍기만 하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존재? 우리는 이미 인간이 이성보다는 감성에 더욱 휘둘리고 비이성적인 결정을 내리는지 너무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이들은 경제학의 주체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걸까? 경제학이 아직도 여성을 온전히 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이 유래한 부분이자 경제학이 여성의 존재를.. 2020. 6. 29.
[책 감상/책 추천] 정재윤, <재윤의 삶> [책 감상/책 추천] 정재윤, 2016년부터 저자가 소셜 미디어에서 '#재윤의삶'으로 그린 만화를 모은 책. 나는 읽자마자 홀딱 반했다. 이렇게나 신선하고 재기발랄한 책이라니! 유머 감각도 적당히 내 취향이고, 말투도 재미있는데 무엇보다 제일 마음에 드는 건, 굳이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분위기 잡고 목소리 높여 말하지 않아도 그냥 만화에서 저절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저자의 철학이라 할까, 태도라고 할까, 그런 거였다. 여러 가지 느낌이 섞인 태도인데, 굳이 하나로 묶어서 말하자면 자유롭다고 할 수 있겠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투쟁의 역사'라는 꼭지에서 저자는 "어렸을 때, 뭔가 잘못을 저지르고 현관 밖으로 쫓겨나는 벌을 받"을 때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를 시작한 지 세 컷만에 "현관 밖.. 2020. 6. 1.
[책 감상/책 추천] 홍혜은, 김현, 이승한, 장일호, 이민경, 최현희, 서한솔, 솔리, 최승범, 김애라,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해> [책 감상/책 추천] 홍혜은, 김현, 이승한, 장일호, 이민경, 최현희, 서한솔, 솔리, 최승범, 김애라, 별로 두껍지는 않은 책인데, 한번 읽어 볼 만하다. 1부에는 작가 및 기자들의 글이, 2부에는 현직 교사의 글이 실려 있다. 책 뒤에 실린 '#학교에_페미니즘이_필요한_이유'는, "페미니스트 선생님을 응원하고 학교에서 성평등 교육을 시행할 것을 요청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교육청에 보내기 위해 모은 해시태그 글"을 묶은 것이다. 이 시민들 중에는 학생도 있고, 졸업한 지 꽤 된 성인도 있으나, 솔직하고 설득력이 있다는 점에서는 앞 1, 2부에 실린 저자들의 글 못지않다. 나는 1부에 다섯 번째로 실린 이민경 씨의 글 중 이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든다. 페미니즘은 학교 밖으로 내몰려야 하기는커녕, 진작 .. 2020. 1. 3.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내가 이전에 책 리뷰를 쓴 적이 있는 의 그 이진송 작가가 낸 새 책이다! 2018/12/21 - [책을 읽고 나서] -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책 감상/책 추천] 이진송,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三抛)' 세대 때문에 출산율도 1명 이하로 낮아진 이 시대에, 아직도 이들이 포기한 그 세 가지를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eatsleepandread.xyz 이번 책도 너무나 공감하면서, 재미있고 유쾌하게 잘 읽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부분에는 (종이 책의 경우)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이북의 경우) 하이라이트를 하는데, 이 책은 내가 하이라이트한 것만으로도 책 리뷰 한 편은 거뜬히 쓸 수 있다. 일단 책 제.. 2019. 12. 27.